우리는 더 이상 단순히 물건을 소비하지 않습니다. 상품이 품고 있는 이미지와 기호를 소비하며, 그것이 곧 나 자신의 정체성을 증명하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. 마르크스가 “노동력이 곧 가치”라고 규정하고, 마셜이 “수요와 공급이 가격을 결정한다”고 설명했던 시절은 이미 과거의 이야기가 되었습니다. 오늘날엔 상품이 던지는 이야기와 상징이야말로 소비의 진정한 동력이 된 것입니다. 르네 마그리트가 “이것은 파이프가 아니다”라고 적어 놓은 그림에서 보듯, 기호와 실재 사이에는 언제나 간극이 존재합니다. 파이프처럼 보이지만 실제 파이프가 아니듯, 브랜드 로고나 광고 이미지도 그 자체를 넘어서는 의미를 내포합니다. 소쉬르가 언어를 ‘기표(signifier)’와 ‘기의(signified)’로 나눈 것처럼, 우리가 ‘십..